아토피, 더 이상 운명이 아니었습니다 – 나의 완치 이야기
어릴 때부터 나는 '가려움'과 함께 자라왔다. 피부는 늘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긁으면 진물이 나고, 상처는 덧나기 일쑤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들의 따가운 시선과 놀림은 일상이었고, 운동장보다 보건실이 더 익숙했다. “그냥 아토피야”라는 부모님의 말에 따라 병원을 전전했지만,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할 뿐, 명확한 원인도 설명도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시험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겹치면서, 피부는 거의 온몸으로 번졌다. 얼굴까지 올라온 홍반은 사람을 피하게 만들었고, 수면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했다. ‘완치’라는 단어는 내게는 환상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중, 대학 입시를 끝낸 후 체력 회복과 건강 개선을 위해 부모님의 권유로 자연치유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은 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생활 습관의 대전환
캠프에서는 가장 먼저 식단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됐다. 고기, 유제품, 밀가루, 가공식품을 모두 끊고, 유기농 채소와 현미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됐다. 처음 며칠은 몸이 너무 피곤했고, 심지어 아토피 증상이 더 심해지는 듯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호전반응'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또한 매일 일정 시간 명상과 가벼운 요가, 심호흡 운동을 병행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지루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몸이 그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는 조금씩 줄어들고, 깊은 잠을 자는 날이 늘어나자 피부도 점점 진정되기 시작했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장 건강 회복’이었다. 장내 환경이 아토피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설명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복용하고, 발효식품을 자주 섭취했다. 한 달쯤 지나자 피부는 놀라울 정도로 진정되었고, 긁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6개월의 변화, 그리고 완치 판정
이런 생활을 6개월 가까이 지속한 후, 나는 피부과에서 “이제는 더 이상 아토피 증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의사는 “완치”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사용했지만, 내 몸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찬 바람이 불어도, 땀을 흘려도, 피부가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 스스로 ‘내 몸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지금도 나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가끔은 외식도 하고,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도 있지만,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균형을 잡는다. 운동과 명상, 충분한 수면은 이제 나의 루틴이 되었다.
아토피는 체질이 아니라, 몸의 신호였다
많은 사람들이 아토피를 유전이나 체질로 단정 지으며 포기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몸은 언제나 회복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우리는 다만 그 흐름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염증을 진정시키는 데 급급했던 나의 과거는, 이제 ‘내 몸과 대화하는 삶’으로 바뀌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아토피로 인해 지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아토피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당신의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뿐이다. 그 신호에 귀 기울이고, 조급함보다는 꾸준함으로 몸을 돌본다면, 분명히 변화는 찾아온다.
완치까지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토피는 완치될 수 있다.
